조희대 대법원장이 대법원 국정감사에 출석했지만 여야의 강한 충돌에 이은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의 질의에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고 오전 정회 시간 자리를 떴다.
조 원장은 그동안의 관례에 따라 인사말 이후 이석 하려 했으나 추미애 법사위원장은 이석을 허용하지 않고 조 원장에 대한 질의 응답을 진행했다.
이에 야당은 "삼권분립의 원칙을 파괴하는 것"이라며 강력반발했다. 조 원장은 이에 앞선 인사말에서 "저는 대법원장으로 취임한 이래 오늘에 이르기까지 오직 헌법과 법률에 따라 직무를 수행해 왔으며 정의와 양심에서 벗어난 적이 없음을 분명히 말씀드린다"고 강조했다.
조 원장은 "그럼에도 사법부를 둘러싼 작금의 여러 상황에 대해선 깊은 책임감과 함께 무겁고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"며 "앞으로 국회를 비롯한 각계각층의 다양한 의견에 귀 기울이며 국민에 대한 봉사와 책임을 더욱 충실히 다해나가겠다"고 덧붙였다.
그러나 추 위원장은 "조 원장은 증인 채택에 대해선 불출석 의견서를 제출했다"면서도 "우선 조 원장에 대한 질의와 응답을 진행하겠다"고 밝혔고, 이에 민주당의 질의가 이어졌다. 조 원장은 굳은 표정으로 자리에 앉아 아무런 답을 하지 않았다.
민주당 박균택 의원은 조 대법원장을 향해 '한덕수 총리를 만난 적이 있느냐', '번갯불에 콩 볶아먹듯 속도 처리한 선거법 재판이 옳았다고 생각하느냐'고 질문했으나, 조 대법원장은 박 의원과 눈을 마주치지 않고 답을 하지 않았다.
또 민주당 서영교 의원이 목소리를 높여 '윤석열과 만난 적 있느냐', '한덕수와 만난 적 있느냐'고 묻는 질문에 조 원장은 허공만 보며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았다. 이어지는 질문에 작게 고개를 끄덕이거나 여야 의원들의 설전을 바라보다가 눈을 감은 모습도 보였다.
이어 현장에선 여야 의원들 간 고성이 이어졌고, 추 위원장은 결국 1시간 반여 만인 오전 11시 38분쯤 정회를 선언했고, 조 원장은 정회 뒤 이석했다./장병운 기자